nophenia - "두려워하지 말라고?"

작품 속 떠나는 여행 • July 13, 2026

앞으로 무엇이 나올지 모르겠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두려움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공포 게임인 줄 알았습니다.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 기묘한 방. 그 안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입니다.

문을 열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벗어나 또 다른 공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문이 늘 문처럼 생긴 것은 아니라서, 플레이어는 이곳저곳을 끊임없이 헤매야 합니다.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닙니다. 이 공간들은 어딘가 모르게 비틀려 있기 때문입니다. 수영장 한구석에 고여 있는 핏자국, 나무에 덩그러니 매달린 밧줄,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들, 그리고 가끔 이유 없이 깜빡이는 화면까지. 이 모든 요소가 플레이어의 긴장감과 공포를 자극합니다.

하지만 나아가지 않으면 게임은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게임은 플레이어가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 보이지 않는 힘을 보태어 줍니다.

보이지 않는 힘

첫 번째는 주인공의 '귀여움'입니다. 물론 어딘가 섬뜩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일단 외형이 무척 귀엽습니다. 늑대 귀를 달고 꼬리를 흔들며, 그르릉거리는 소리로 플레이어의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 줍니다.

두 번째는 은은하게 흐르는 사운드트랙입니다. 플레이어가 아무리 공포를 느낄지라도, 배경음악만큼은 언제나 차분함을 유지합니다.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서도 음악에 가만히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두려운 공간들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갈수록, 플레이어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여기, 그리 무서운 곳이 아닐지도 몰라.’

드림코어에 대해서

공포를 이겨내고 차분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드림코어(Dreamcore)’의 매력이 밀려옵니다.

드림코어는 공간의 기묘함을 다루는 ‘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에서 파생된 장르로, 기본적으로 미스터리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띄고 있습니다. 그래서 리미널 스페이스나 백룸(Backrooms)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꿈처럼 환상적이고 몽롱하지만 어딘가 잘못된 것 같고, 금방이라도 이 꿈이 깨져버릴 것만 같은 위태로운 느낌. 마치 금이 간 얼음 호수 위를 걷는 듯한 묘한 스릴을 줍니다.

기다리기

이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공간이겠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설고 무섭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강요하지 않고 은은한 용기를 줍니다. 드림코어라는 장르를 억지로 주입하지도,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은 채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킵니다. 플레이어가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완성도가 뛰어난 웰메이드 게임입니다. 무엇보다 ‘플레이어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했습니다. 먼저 새로운 분위기의 맵을 던져주어 분위기에 흠뻑 취하게 만듭니다. 그 후 플레이어가 공포를 이겨내고 공간에 익숙해질 때쯤, 다음 장소로 가는 문이 어디 있는지 질문을 던지듯 탐색을 유도합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신비로운 탐험을 이어가며, 마음에 드는 공간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남기고, 또다시 다음 여정을 향해 문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이 과정은 마치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언제나 새로운 장소는 두렵지만 설레고, 계속해서 다음 목적지를 갈망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말이죠.

교훈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나면 드림코어라는 새로운 장르에 깊이 몰입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깊은 여운과 교훈 하나를 남기게 될지도 모릅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 지레 두려워하지 않고, 어떠한 편견도 없이 온전히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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